검암역 LP바 ‘정전’ — 전기가 나가야 비로소 흐르는 음악과 술 이야기
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은은한 네온, 그리고 한 잔의 위로
인천 검암역에서 도보 5분 남짓.
불 꺼진 듯 조용한 골목에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LP바 하나가 있다.
이름은 ‘정전(停電)’.
전기가 끊겼다는 뜻이지만, 이곳에서는 오히려 음악과 사람, 그리고 감정이 흐르기 시작하는 전원이 켜지는 공간이었다.
아날로그 감성에 취하다: 내부 인테리어
정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벽면을 가득 메운 LP 레코드와 빈티지 포스터들.
전면 바 자리 뒤쪽의 진열장은 고전 감성의 앨범들로 꽉 차 있고, 조명은 따뜻한 톤으로 낮게 깔려 은은한 긴장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준다.
- 스피커에서는 직접 턴테이블로 튼 LP 음악이 흐르며, 디지털 소리가 아닌 바늘 긁히는 사운드마저 매력적이다.
- 무채색 철제 테이블과 네모난 의자,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조명 연출까지 모두 ‘정전’이란 이름에 걸맞는 미니멀한 감성을 완성한다.
오늘의 안주: 치즈 플레이트 & 깔끔한 한 잔
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조명 아래에서 펼쳐진 안주는 꽤 정갈했다.
크래커, 믹스넛, 다양한 종류의 치즈, 그리고 슬라이스 레몬이 곁들여진 하이볼 한 잔.
- 체다, 훈제, 프루트 치즈가 적절히 배치되어 입안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,
- 간단하지만 빠짐없이 준비된 구성은 ‘술보다 더 훌륭한 안주’가 무엇인지 보여준다.
그리고 테이블 중앙에 놓인 건, 안동소주 ‘일품 40도’ 한 병.
진로 토닉워터와 함께 간단한 하이볼로 즐기기 좋았고, 은은한 레몬향과 함께 도수 대비 부드러운 목넘김을 자랑했다.
정전의 술 리스트
정전은 단순한 맥주 바도, 칵테일 바도 아니다.
이곳은 술을 즐기기보다 ‘음악과 대화를 배경으로 술을 조심스럽게 곁들이는 공간’이다.
- 안동소주 ‘일품’ 40도: 클린한 목넘김과 높은 도수의 조화
- 토닉 하이볼: 직접 레몬 슬라이스와 얼음을 내어주는 정성
- 수제 병맥주, 위스키, 하드 리큐어 등도 구비
- 그날그날 달라지는 LP 재생 리스트와 술 분위기는 ‘매번 다른 바’라는 느낌을 준다
전기가 끊겨야 켜지는 감성, ‘정전’
외부 간판조차 작고 낮게 달려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, 문을 열고 들어서면 묘하게 끌리는 음악과 조명의 결이 맞아떨어진다.
사진 속 손님들의 표정은 밝고도 여유롭고, 공간을 가득 채운 잔잔한 리듬과 대화 소리는 정전만의 에너지를 만든다.
- 이곳의 강점은 '혼자 와도 괜찮은 공간'이라는 점
-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, 책을 보거나, 누군가와 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기에 적절한 거리감
- 그리고 인위적이지 않은 친절
정전 방문 정보
- 상호명: 정전 (Jeong-Jeon)
- 위치: 인천 서구 검암동 596-1 1층
- 영업시간: 오후 7시 ~ 자정 전후 (유동적, 주말 변동 있음)
- 추천 좌석: 창가 옆 LP 진열대 아래 좌석 or 바 테이블
- 음악 장르: 가요 LP, 올드팝, 시티팝, 재즈 등 다양
- 분위기: 조용하고 따뜻함, 데이트보단 대화와 사색에 어울림
결론: 오늘 하루, 정전되기를 바란다면
우리는 매일 과잉 정보와 빛에 노출된 도시에서 살아갑니다.
그런 삶 속에서 정전은 단절이 아니라, 쉼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.
검암의 LP바 ‘정전’은 전기가 끊긴 그 순간, 사람과 술, 그리고 음악이 연결되기 시작하는 곳입니다.
오늘 저녁, 잠시 정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을 추천해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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